경기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에서 뜻밖의 작품이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계란형 얼굴에 옆으로 긴 눈과 곧게 뻗어내린 날렵한 콧날, 얼굴 전체에 미소를 머금은 백제 “금동관음보살 입상”입니다. 일본으로 반출된 이 불상이 1929년 대구에서 전시된 지 95년 만에 높이 26.7cm. 머리에는 부처를 모신 보관을 썻고, 왼손에는 정병을 든 관음보살상입니다. 입꼬리를 올려 미소 지은 얼굴에서 젊은 청년이 연상됩니다. “청년의 얼굴과 여성의 몸이 지닌 아름다 움을 조화롭게 섞은 자태는 백제의 장인이 도달한 예술적 경지를 보여준다”고 이승혜 호암미술관 책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이 불상은 2018년 일본 개인 소장자가 갖고 있다고 공개해 화제가 됐습니다. 국내 대표적 불상 전문가들의 평가 회의에서 42억원 감정가의 결론이 나왔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이를 구입 금액으로 제시했지만, 27일 개막하는 이번 전시는 동아시아 불교 미술을 “여성”이란 관점에서 조망한 첫 전시로 한국.중국.일본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했던
호암미술관은 국내외 27곳에서 불화와 불상, 사경, 나전경함. 자수, 도자기 등 불교미술품 92건을 모았습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보스턴 미술관,도쿄 국립 미술관 등 미국.유럽.일본 18곳에서 유물 52건을 빌려왔고, 국내에선 리움 미술관 등 9곳의 국보1건, 보물10건 등 40건이 출품됐습니다. |
